"아동학대 예방위해 지자체 차원의 아동보호서비스 체계 필요"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4 12:16:15
울산시, 울산시의회 주최 '아동학대 예방 포럼' 열려
아동학대문제의 근원은 가정에 있어, 일상속의 격식 필요
영국은 감정적 학대를 가하는 부모에 최고 10년 징역형
▲ 울산시와 울산시의회는 23일 시청 의사당 3층 회의실에서 ‘사랑의 매에 관한 또 다른 시선’ 주제로 아동학대 예방포럼을 열었다.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는 “가정에서는 가르침과 연습, 내면의 질서를 만드는 격식, 부모와 부부간에 필요한 격식 등 일상속의 작은 질서인 격식이 필요하다”며 아동학대의 근본적인 원인은 가정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최근 전국적으로 가정이나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와 울산시의회는 23일 시청 의사당 3층 회의실에서 ‘사랑의 매에 관한 또 다른 시선’ 주제로 아동학대 예방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체벌이 명백한 범죄임에도 훈육이나 가정교육의 방식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감시의 사각지대로 존재해 온 부모의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아동·청소년 분야 전문가, 이해당사자, 관계기관 담당자 등을 초청해 체벌에 대한 훈육과 학대에 대한 견해를 토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는 ‘사랑의 매에 관한 또 다른 시선’이라는 주제로 전통적 개념의 훈육과 체벌을 생각해 보고 체벌에 대한 시각의 변화, 사회 구조적 스트레스의 증가, 체벌에 대한 개념을 설명했다. 오 교수는 우리사회 체벌의 문제점으로 현행법상 친권자 자녀 훈육 시 일정 수준의 체벌 및 징계를 용인하는 점, 가정 내 훈육과 학대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 아동학대 사건을 가정 내 문제로 치부해 축소 또는 은폐가 용이하다는 점, 학대로부터 아동보호가 불충분한 점 등을 들었다.
체벌실행에 따른 후유증은 체벌을 대물림하는 분위기가 당연시 되는 점, 자신의 단점을 감추기 위한 권력행사로 인한 부작용, 애정이 담기지 않는 벌 또는 점수를 깎는 벌, 체벌을 처벌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등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아동학대문제의 근원은 결국 가정에 있으며 가정에서는 가르침과 연습, 내면의 질서를 만드는 격식, 부모와 부부간에 필요한 격식 등 일상속의 작은 질서인 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에 대한 합당한 훈육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의무와 책임이며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때론 단호하게 간섭할 필요가 있고 학생들이 어른이나 부모의 권위를 존중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에서는 1979년부터 자녀체벌 법으로 금지
법 시행 후 30년 만에 아동학대피해자 6분의 1로 감소
전은수 변호사는 “아동학대사건들을 보면 대부분 가정이나 어린이집 등 아동들이 보호받아야 할 곳에서 발생하고 아동들이 유일하게 믿고 따르는 사람으로부터 오히려 심한 학대를 받고 있다”며 “특히 사망이나 중상해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사건들의 학대가해자는 친부모 혹은 계모·계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민법 제915조(민법상 징계권,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가 오히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체벌을 정당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강해졌고 실제 스웨덴에서는 부모의 자녀체벌을 1979년부터 법으로 금지했는데 법 시행 후 30년 만에 아동학대 피해자가 6분의 1로 감소했고 2000년 이후에는 학대로 숨진 아이들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김영주 울산대 아동가정복지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부권을 절대시하는 가부장제로 말미암아 자녀양육에서 훈육의 하나로 체벌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아동의 인권과 권리가 강조되며 체벌은 학대로 간주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김영민 울산북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분리된 아동보호시스템 조정 컨트롤 타워필요, 가족지원서비스가 강화된 아동보호서비스 시스템구축 등 지자체 차원의 아동보호서비스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부처별로 분리 돼 작동하는 아동, 청소년, 가족 시스템을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시군구에 설치돼야 하며 아동의 시각에서 아동의 특성과 욕구에 맞게 개입이 필요하고 아동의 환경변화, 가족기능 회복서비스가 강화된 보호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유선 세이브더칠드런 동부지부장은 “영국은 2014년, 자녀에게 애정을 주지 않는 감정적 학대를 가하는 부모에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신데렐라법’을 만들었다”며 “눈에 보이는 폭력과 고통, 상처 뿐 아니라 아동의 육체, 지능, 감정발달에 피해를 주는 모든행위를 처벌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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