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아동학대라고요?”
직장인 김모씨(43ㆍ서울 관악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녀들에게 학대가 가해졌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이처럼 대다수의 부모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일들이 아동에게는 상처가 되고 학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아동학대 가해자 5명 중 4명이 친부모인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와 지자체가 부모들의 올바른 자녀 양육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4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상담·보호사례를 분석한 결과, 아동학대의 83.3%가 친부모에 의해 일어났다.
아동학대는 신체적 폭력 외에도 자녀가 보는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거나 과도한 기대감으로 괴롭히는 행위, 방임, 다른 자녀와 부정적인 비교 등의 정신적 학대도 해당된다.
문제는 부모가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자신도 모르게 학대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자활센터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전국 35개 지역자활센터에서 ‘미래희망 돌봄사업’ 중 하나인 양육자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참여 가정의 부모들에게 자녀의 신체적 건강을 돌보는 방법과 칭찬하거나 훈계하는 방법, 성교육 방법 등 올바른 양육 방법을 제공한다.
또 부모들의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심리치료도 실시된다.
프로그램 구성은 부모와 아이의 소통을 위해 △부모와 함께하는 문화체험 △가족 집단상담 프로그램 △부모 역할 훈련교육 △우리 아이와 10m 가까워지기 △미술ㆍ음악치료 △조부모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으로 돼 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박모씨(여ㆍ39ㆍ서울 광진구)는 “좋은 부모가 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고, 아이들을 다시 한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구청들도 부모들의 올바른 자녀 양육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광진구는 초ㆍ중ㆍ고 자녀를 둔 학부모 100명을 대상으로 ‘학부모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아카데미는 △비전코칭 △부모코칭 △인성코칭 △학습코칭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서초구도 서울교육대학교와 함께 자녀교육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부모 역할 훈련 △부모와 자녀를 위한 리더십 △자기 주도적 학습 등 총 3개로 구성됐다.
참가를 원하는 부모는 서초구 홈페이지(www.seocho.go.kr)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자녀의 소통 부재를 가정 내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상균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올바른 자녀양육을 위해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이라며 “미래희망 돌봄사업의 궁극적 목적은 가정 기능의 회복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