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아이 있는 부모는 정말 두렵다

2008-04-24

“아이 있는 부모는 정말 두렵다”

[시사초점] 아이들이 위험하다

아이가 있는 부모는 정말 두렵다. 비정상적 사고를 하는 납치·유괴범으로부터 느끼는 공포는 부모가 아닌 이들은 잘 이해할 수 없는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불특정 다수가 저지르는 범죄의 대상이 내 자녀가 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에서 출발한다.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이유 없이 저지르는 이들의 행각은 부모의 심정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급기야 내 자녀 이야기가 아니라도 납치·유괴 뉴스를 접하게 되면 범죄자를 죽이고 싶은 충동에 빠져들고야 만다.
‘친절한 금자씨’가 납치아의 부모를 모아놓고 연장을 고르게 할 때도, 납치범을 온갖 방법으로 잔인하게 살해할 때도 두 눈 부릅뜨고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은 부모가 된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미묘하고 절절한 아이러니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를 키우며 내재된 두려움과 공포를 함께 느끼며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학교 정문에서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심정
철저한 예방만이 납치·유괴 줄일 수 있어

초등 1학년, 태권도 학원차가 바로 픽업
남구 O초등학교 12시30분경. 학교정문이 하교시간에 맞춰 북적이기 시작한다. 태권도학원 차량들이 인도를 따라 진을 치고 속속 등장한 부모들이 자녀가 나오길 기다리며 학교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학교정문 앞에는 차를 댈 수 없어 인근 빌라나 도로변은 아이를 데려가기 위한 학부모 차량들이 줄을 선다. 덩치 크고 근육 좋은 젊은 남자들이 하나둘씩 나오는 아이들을 잡아 봉고차에 태우는데(얼핏 보면 섬뜩하다) 자세히 보면 이들은 태권도 학원 사범들이다.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학원으로 바로 픽업해 가는 서비스다.

모 태권도 학원 사범은 “학부모들이 정문에서 아이들을 바로 픽업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학교수업이 12시30분경 끝나기 때문에 태권도 학원부터 시작해 학원 2~3개를 뺑뺑이 돌리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종된 이혜진 우예슬양 사건 이후부터 이 같은 상황은 부쩍 늘었다. 학교 인근 문방구 사장은 “납치 사건 후 딱 1주일 동안은 데리러 오는 학부모들이 넘쳐났다”며 “사건이 조금씩 잊혀지기 시작하면서, 아이를 픽업하는 부모도 그나마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좀 흐르자 병아리 떼처럼 종종걸음의 아이들이 열을 맞춰 교문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1학년 담임인 김 모 교사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아이들을 모두 정문까지 함께 인솔해 나오고 있다”며 “특히 1학년의 경우는 담임선생님이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별 구호를 외치고 선생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원차로 이동하거나 신나게 집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뒷모습엔 위험의 그림자는 상상할 수 없다.

여자아이 몸 만지는 성추행범도 아이 노려
중구 O초등학교에 딸아이를 입학시킨 서 모씨는 최근 발생한 일 때문에 딸아이를 혼자 학교 보내기가 겁이 난다. 낯선 사람이 딸아이를 성추행한 사실을 예전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건네 들었기 때문이다.

딸아이가 엄마 아빠한테 직접 이야기 한 것이 아니고 친하게 지냈던 유치원선생님에게 전화를 해서 어떤 아저씨가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만졌다고 이야기 했다는 것. 직장맘이던 서 씨는 집에 있던 친정엄마에게 다짜고짜 화부터 냈다. 왜 아이를 데리러 학교까지 가지 않았냐고 소리소리 지른 것이다. 자식 걱정하는 부모마음이야 오죽하겠냐만은 잘못 없는 할머니만 남모르게 속을 끓여야 했다.

현장에서 잡을 수 없어 조용히 지나갔지만 학교 주변의 이러한 일들은 알게 모르게 발생하고 있다. 아동 성추행이나 성폭행범이 반복적으로 잔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미국처럼 강력한 처벌과 사후관찰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

미 플로리다주의 경우 아동 성폭행범은 최하 25년형, 출소 후에도 평생 전자 팔찌를 채우게 된다. 또한 미 캔자스 주는 재범가능성이 높은 아동 성범죄자를 형기가 끝난 뒤에도 재범가능성이 사라질 때까지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받게 한다.

위치추적제도, 즉 전자발찌는 광범위하게 도입돼 있고 우리나라도 이미 법이 통과돼 10월 시행될 예정이다. 소아성기호증 같은 정신병적 장애를 가진 성폭력 범죄자를 형기 만료 뒤에도 일정기간 수용, 치료하면서 가석방 여부를 결정하는 치료감호제도 미국 16개 주에서 시행 중이다. 인권침해 논란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않았지만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의 인권보호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미국의 이같은 제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낯선 이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정문 인근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일선 학교의 경우 학교 개방 방침에 따라 하교 이후 낯선 이의 입출입이 자유롭고 아무런 제한이 없어 아이들이 납치나 유괴, 성추행의 위험 속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CCTV 설치도 지나친 사생활 침해라는 반대 속에 부딪혀 논란 중에 있다.

시교육청, 실종·유괴예방 워크북 적극 배포
울산시교육청은 어린이 유괴 및 납치 예방 대책을 수립, 일선학교에 시달하고 학생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특히 실종아동 전문기관에서 제작한 실종·유괴예방 워크북을 전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에 보내 실종 유괴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시교육청 홈페이지와 학교 홈페이지에도 탑재해 활용도록 높이도록 했다.

이 자료에는 방과 후 아이들이 혼자 집에 갈 때 알아야 할 규칙, 부모와 보호자를 위한 유괴와 납치 방지 지침,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일 등 교사와 학부모가 알아야 할 유괴·납치 예방교육 등의 내용이 소개돼 있다.

철저한 예방만이 아이를 납치·유괴로부터 지키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과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수칙들을 아이에겐 철저히 교육시키고 부모는 충분히 인지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조미정기자 / 이수열기자(사진)

[어린이 실종·유괴예방 수칙]

어린이 수칙

① 누군가 강제로 데려가려하면 큰 소리로 주위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뛰어가세요.
② 놀 때는 밝고 환한 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아요.
③ 낯선 사람이 이름, 사는 곳, 전화번호를 물으면 절대 알려주면 안돼요.
④ 낯선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면 일단 주의해야 해요.(길을 묻거나 물건을 들어달라고 해도 절대 따라가서는 안돼요)
⑤ 아는 사람이 같이 가자고해도 따라가지 말고 부모님께 먼저 전화로 확인하고 허락을 받으세요.(부모님이 데리고 오라고 했다는 말을 하더라도 절대 따라가면 안돼요)
⑥ 집에 혼자 있을 때는 문과 창문을 잘 잠그세요.
⑦ 골목길이라면 주변의 유리창을 깨거나 “불이야”라고 소리쳐요.
⑧ 호루라기를 가지고 다니며 위급상황엔 불어 주위 사람에게 알려요.
⑨ 적극적으로 대항해요.(물어뜯고 발로차고 할퀸다! 단, 도와줄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침착하게 대응해요)
⑩ 하교할 때 같은 방향 친구와 함께 가요.
⑪ 위급 시 주변 경비실이나 가게로 들어가 밖을 살펴요.
⑫ 아는 사람이라도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은 ‘싫어요’ 또는 ‘안돼요’ 라고 분명하게 말해요.

부모 수칙

① 비상시를 대비해 자녀의 친구나 그 가족들, 주변 사람들 연락처를 알아두세요.
② 자녀의 이름, 연락처 등은 가방 바깥쪽 눈에 띄는 곳에 적지 마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 써 주세요.
③ 부모의 허락 없이는 낯선 차를 타거나, 아는 사람의 차라도 타지 않도록 교육 하세요.
④ 혼자 있게 하지 마세요.(자동차 안, 유모차, 공중화장실 갈 때 등)
⑤ 낯선 차가 접근하면 차량근처로 가지 않게 하세요.
⑥ 누군가 강제로 데려가려고 할 때, 큰 소리로 주위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뛰어가도록 지도해주세요.
⑦ 자녀에게 이름과 나이, 주소, 전화번호, 부모 이름 등을 기억하도록 가르치세요.
⑧ 밖에 나갈 때는 누구랑 어디에 가는지 꼭 이야기하도록 가르치세요.
⑨ 실종아동 예방용품(연락처가 적힌 목걸이, 팔찌, 이름표)을 활용하세요.
⑩ 자녀들이 어디에 있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세요.
⑪ 자녀들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수칙들을 반복해서 연습시키세요.
⑫ 자녀들의 전신사진을 수시로 찍어두고 지문, 머리카락, 정기적인 치과진료 보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