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 사는 동진(가명)군은 알콜중독자인 아버지가 휘두르는 폭력을 피해 어머니, 동생과 함께 인근 지역아동센터로 도망갔다. 센터에서는 임시로 3일간 동진군과 동생을 보호했지만 해당 구청에 문의한 결과, 친권자인 아버지의 동의없이 허가 받지 않은 곳에 아이를 보호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의견을 전해들었다. 결국 지역아동센터는 안전이 염려되는 상황에서도 이들을 내보낼 수 밖에 없었다.
지역아동센터가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위기에 처한 아동을 임시로 보호할 수 있는 권한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아 아동 안전이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보호전문기관만 아동을 임시보호 할 수 있다고 정해놨다. 그러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에 45개 밖에 없어 피해 아동들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 특히 성폭행이나 폭력 등 아동에 대한 학대가 발생한 이후 신고가 접수될 때만 임시보호가 가능해 아동 학대 예방보다 사후 조치에 그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를 활용해서 이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17일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개정안은 보호자가 경제적 활동이나 질병 등의 사유로 아이를 돌볼 수 없을 때 지역아동센터가 3일까지 아동을 임시보호 할 수 있도록 근거 조항을 신설했다.
김 의원측은 “지역아동센터는 전국에 3000여개 정도가 있어 위기에 처한 아동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부모의 갑작스런 야근이나 입원 등으로 일시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에게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개정안이 아동 안전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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