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부모 친권상실 조항 유명무실
美, 형사처벌과 재발방지 교육 의무화
◀ＡＮＣ▶
부모에게 심하게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집안 문제로 치부하고 눈을 감아 버리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작년만 해도 8명이 부모에게 맞아 숨졌습니다.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자녀 학대, 조의명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ＶＣＲ▶
인천 강화군에 사는 김모 씨는 지난 토요일 밤,
이웃 여중생이 아버지에게 쇠사슬로 폭행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아이는 온 몸에 상처를 입고 임시 보호시설로 옮겨졌지만, 폭행한 아버지는 별다른 처벌없이 훈방됐습니다.
◀ＩＮＴ▶ 담당 경찰관
"일반 사건과 동일 취급하는 건 아니고, 가정폭력이다 보니 복잡한 부분이 있죠.."
아동학대 중 80% 이상이 친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상황, 학대당한 아이들은 일단 아동복지기관에서 격리보호되지만, 부모가 요구하면, 아이를 사흘 뒤에 집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ＩＮＴ▶ 이웃집 주민
"쇠사슬로 목을 잡아당겨서 내팽개치는 걸 봤을 때는 너무 비참하고... 아이가 다시 가정에 들어갔을 때 폭력이 행사된다면..."
친권 상실을 법원에 청구할 수는 있지만, 수만 건의 아동학대가 발생한 지난 10년 동안, 이같은 판결이 내려진 건 열 번 남짓입니다.
부모에 의한 자녀학대를 단순한 집안문제로 여기는 정서가 여전히 강해 제대로 된 보호장치가 없고, 그래서 자녀학대는 대다수의 경우 상습적으로 이뤄집니다.
피해아동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매일 학대를 당한 아이가 45%, 사흘에 한 번 꼴인 경우가 16%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부모의 학대로 작년에만 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3월 경기 남양주에서는 10살 남자아이가 아버지에게 맞아 목숨을 잃었는데, 사망 일주일 전에도 폭행을 당했다가 별다른 보호를 받지 못했고, 결국 다시 학대를 받아 숨진 걸로 드러났습니다
◀ＩＮＴ▶ 이기영/서울아동복지센터관장
"부모라 하더라도 학대가 심각한 경우에는 아이를 강제 격리 보호할 수 있는 친권제한 이런 법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자녀학대에 엄격히 대처하는 미국에서는 폭행을 가한 부모에 대해 강력한 형사처벌은 물론 일정기간 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처벌과 함께 재발방지 조치를 병행하는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는 겁니다.
작년 한 해 자녀학대는 신고된 것만 5,600건. 하지만 도움을 요청해도 제대로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실제 가정내 자녀학대는 매년 1만건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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