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저연령화' 되고 있는 청소년 성폭력 피해자들이 임신 사실을 모른 채 결국 낙태수술을 감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이애주(한나라당) 의원은 '경찰청이 집계한 아동·청소년 성폭력 발생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6년 5159건, 2007년 5460건, 2008년 6339건, 2009년 6782으로 매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올해 6월 현재 3476건으로 예년의 발생건수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력 성폭력사건이 빈발하면서 아동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 논의가 확대됐지만 경찰청 통계를 통해 본 연령분포는 6세 이하의 아동보다는 10대 청소년들의 피해가 심각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12~18세 청소년 피해자의 경우 2007년 5070명에서 2008년 5953명, 2009년 6382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성폭력피해자 지원기관인 전국 해바라기아동센터와 여성·학교폭력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의 성폭력 피해자 상담현황이 그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이애주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기관의 지난 5년간 총 내방인원은 2만6452명으로 그 중 10대가 1만1296명, 43%를 차지했다.
더욱이 이들 10대 성폭력 피해자중 183명(1.6%)이 이미 임신상태였으며 20대 피해자의 0.8%, 30대 이상 피해자의 0.5%만이 임신상태에서 상담기관을 찾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성폭력 피해 후 긴급하고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임신까지 이르고 출산·인공임신중절수술 등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어린 10대 청소년 피해자에 주목해야 할 시사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에게는 의료비 전액이 지원되지만 어린 나이의 임신·중절수술 경험은 신체적 후유증과 함께 정신적 충격과 상처를 남겨 평생을 절망 속에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이애주 의원은 주장했다.
성폭력사건 발생지별로는 경기도·인천·서울이 각각 1, 2, 3위로 나타났다.
이는 인구 수나 지역규모 만큼이나 성폭력 위험도도 큰 것으로 분석돼 여성들의 안전·보호조치가 강화돼야 할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울의 각 구 중 성폭력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상위 세 곳은 송파구, 강남구, 관악구로 나타났으며 연령별로는 10대가 1만1296명(42.7%), 20대 9286명, 30대 이상 5870명으로 10대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연령이 낮아질수록 성폭력 피해도 많았다.
10대의 임신·낙태수술 건수가 많은 원인은 ▲임신 등 몸의 변화에 대한 무지 ▲‘사후피임약’ 등 사후조치 부족 ▲해바라기·원스톱센터 등 지원시설에 대한 정보 부족 ▲‘성에 대한 지식 희박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대구원스톱지원센터 곽미경 팀장은 "10대 피해자들은 배가 불러와도 살이 찌는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임신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센터에 전화만 해도 도움을 줄 수 있고, 피해 직후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상담을 하면 사후피임약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애주 의원은 “성폭력으로 원치않는 임신에 이르고 급기야 중절수술이나 출산까지 겪어야 하는 10대 성폭력피해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은 성폭력피해자만을 대상으로 한 정책, 사후약방문격의 정책에만 치중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몸에 대한 무방비와 성에 대한 무지를 해결할 수 있는 맞춤형 성교육, 좀 더 적극적인 지원기관 홍보와 성피해자에게 관용적인 사회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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