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오늘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
울산 아동학대 신고 매년 증가…조기 발견 `긍정적 신호'
동‧북구 쉼터 문 열어 4곳으로 확충…남구, 내년말 개소

담당 공무원도 13→35명으로 늘어…전문성 확보 숙제
체계적 부모교육 활성화해 `학대 대물림' 막아야


11월 19일은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이 날을 기념하고 있으며, 아동학대의 예방과 방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2년에는 아동복지법 개정에 따라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굴해 조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생 이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울산시 아동학대 발견율 증가 ‘긍정적 변화’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지역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8년 861건 △2019년 913건 △2020년 1,402건 △2021년 9월 말까지 2,328건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3개월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실제 아동학대로 판명된 사례는 △2018년 738건 △2019년 804건 △2020년 1,225건 △2021년 9월 말까지 1,387건이다.
하지만 신고 건수가 늘었다고 해서 낙담할 일은 아니다. 단순히 아동학대 발생이 많아졌다고 볼 것이 아니라 숨겨져 있던 아동학대 발견 사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 내에서 이뤄져 학대 정황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만큼 사각지대가 많기 때문에 정부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강조하고 있는데, 피해 아동 발견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사각지대에 있는 피해 아동들을 조기 발견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울산지역 피해 아동 발견율(아동인구 1,000명 대비 아동학대로 판단된 피해아동 수)을 살펴보면 △2019년 4.11‰(퍼밀)에서 △2020년 6.5‰까지 증가했으며, 이는 전국 피해 아동 발견율 4,0‰보다 높은 수치다.
울산 아동보호전문기관 윤채원 관장은 “예전에는 아동학대를 개인적인 가정사로 치부하고 넘어갔지만, 이제는 학대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시민들이 많아져서 발견율도 높아진 것 같다”며 “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미국(8.9‰) 등 선진국에 비해서 아직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발견율을 더 높여야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울산시, 아동학대 예방 인프라 확충에 안간힘
올해 3월부터 학대가 의심되는 피해 아동과 부모를 현장에서 곧바로 분리할 수 있는 ‘즉각분리제도’가 시행됐다. 울산에서 오는 9월까지 즉각분리 조치가 내려진 사례는 26건이다.
하지만 분리한 피해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 문제였다.
이에 울산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구, 울주군 2곳밖에 없었던 학대피해아동쉼터를 올해 동구, 북구에 추가 개소하면서 4곳까지 늘렸다. 남구는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타구와 달리 직접 부지를 매입해 쉼터를 준공할 계획이라 내년 하반기 개소 예정이다.
모든 쉼터의 정원은 7명이며 중구와 동구는 여아 전용, 북구와 울주군은 남아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력도 대폭 확충됐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울산지역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수는 △울산시 1명 △남구 5명 △동구 1명 △북구 3명 △울주군 3명으로 총 13명이었다.
이후 정부에서 아동학대 조사를 민간에게 맡기지 않고 공공화하겠다고 나서면서 울산도 인력을 추가했고, 그 결과 현재 △울산시 3명 △중구 9명 △남구 8명 △동구 5명 △북구 5명 △울주군 5명 총 35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학대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에 각 구군 전담 공무원이 1명씩 돌아가며 24시간 당직을 서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피부서’로 낙인 찍혀 전문성을 요하는 일임에도 오랫동안 남아 있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은 풀어야할 숙제다.

#아동학대, ‘부모교육’ 통한 ‘예방’ 우선돼야
현재 아동학대 업무 대부분은 피해 아동을 발굴하고 사후조치 하는 역할이 큰데,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울산 아동보호전문기관 윤채원 관장은 학대는 대물림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체계적인 ‘부모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관장은 “학대 부모들 가운데 평소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 분도 계시겠지만, 정말 본인이 아이를 양육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 당사자가 어릴 때 체벌을 받고 자랐다면 자연스럽게 아이를 양육할 때 체벌하면서 키우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대 부모들에게 학대 요소에 대해 알려주고 다른 대안에 대해 교육을 진행했을 때 ‘때리면서 키우겠다’는 분들은 거의 없다”며 “체벌 대신 다른 훈육 방법을 미리 알려주면 학대 발생을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울산아동보호전문기관과 울산시는 내년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부모교육’이나 ‘예방교육’ 등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교육이 잘 정착, 실현되려면 무엇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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