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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재개발·저소득층 밀집 지역서 자주 발생 방과 후 방치되는 맞벌이 자녀 피해 많아 2010-03-29

조회수:1455

최근 몇 년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아동 성폭행 사건엔 간과할 수 없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하나같이 인적 드물고 치안이 취약한, 범죄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김길태 사건이 일어난 부산 사상구 덕포1동은 재개발이 막바지에 이른 지역이었다. 철거를 앞두고 주민 대부분이 이사를 나간 동네는 한 집 건너 빈집이었다. 피의자는 그 틈을 노려 부모 없는 집을 혼자 지키던 열세 살 소녀를 덮쳤다.

2006년 2월 허모(당시 11세)양은 동네 비디오대여점에 비디오테이프를 반납하러 가는 길에 “호떡을 사주겠다”는 인근 신발가게 주인 김모(당시 54세)씨를 따라 나섰다가 성폭행 당한 후 흉기로 살해됐다. 일명 ‘용산 어린이 성폭행 사건’이다. 허양이 살던 곳은 서울 용산구 용문동. 사건 발생 즈음 일대 1만3000여㎡의 재개발이 확정되며 땅값이 들썩였던 지역이다. 중소기업 부장이었던 아버지와 공무원 어머니를 둔 허양은 사고 당일 저녁 부모 없는 빈집을 혼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 혜진·예슬양 납치·살인사건 수사가 한창이던 2008년 3월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의 범인 정성현 집 앞에 수사진이 배치돼 있다

2007년 크리스마스에 실종됐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혜진(당시 10세)·예슬(당시 8세) 사건은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에서 발생했다. 고층 아파트 밀집지역인 인근 평촌 신도시와 달리 좁은 골목과 가파른 길 사이로 낮은 양옥과 다세대주택이 즐비한 대표적 낙후지역이었다. 범인 정성현(당시 39세) 역시 경사 45도 이상의 계단을 5m 이상 올라가야 나오는 낡은 벽돌집 1층 월세 6만원짜리 방에 살고 있었다. 실종 당일은 공휴일이었지만 두 아이의 부모는 모두 집을 비웠다. 맞벌이 부부였던 예슬 아빠와 엄마, 비닐공장에 다니던 혜진 아빠는 직장에 있었다. 식당일을 하던 혜진 엄마는 파마를 하기 위해 미용실에 가고 없었다.

‘나영이 사건’으로 불렸던 조두순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2008년 12월 11일 오전 8시30분 나영(가명·당시 8세)양은 등굣길에 이웃에 사는 조두순(당시 57세)에게 납치돼 성폭행 당했다. 범행 장소는 나영양이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50미터 떨어져 있는 안산시 단원구 모 교회 화장실이었다. 2009년 10월 실사차 이곳을 방문한 박영렬 수원지방검찰청검사장은 “10미터 밖이 대로변인, 외지지도 않은 곳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나영양의 엄마는 가사도우미, 아빠는 일용직 노동자였다.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가 발간한 ‘청소년대상 성범죄의 발생추세와 동향분석’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보고된 13세 미만 강간 피해자 147명 중 45.6%(67명)는 오후 1~6시에 변을 당했다. 같은 시간대의 13세 이상 강간 피해 발생빈도가 29.3%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오후 1시부터 6시는 초등생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방과 후 시간에 해당한다. 학원에 다닐 여유도, 집에서 맞아줄 부모도 없는 저소득층 맞벌이가정의 아이들은 대개 혼자 집을 지키거나 처지가 비슷한 친구와 동네를 배회한다. 따라서 이 통계결과는 이들이 고스란히 최근 발생하는 아동 성폭력 사건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성·아동 안전지표체계 구축 및 개발’에 따르면 2006~2008년 여성·아동 성폭력 범죄 발생이 전국 평균보다 많은 지역은 인천, 광주, 강원이었고 평균보다 적은 지역은 부산, 대구, 대전이었다. 안상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대검찰청 범죄발생 통계 원표상의 범죄 발생지역 구분이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돼 있어 광역(시·도) 및 기초자치단체(시·군·구)별로 성범죄 발생 정도를 비교하기 어렵다”며 “향후 보다 세분화된 지역별 비교뿐 아니라 연령과 성별도 비교 가능한 통계 생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