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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아동 160만, 성폭력 사각지대를 없애자']① 아무도 돌보지 않는 아이들 2010-08-02

조회수:1290

혼자 노는 아동, 성범죄 무방비
가해자될 가능성도 … 부모 대신할 정부 지원 보호 시설 절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보호자 없이 혼자 오랜 시간을 보내는 ‘나홀로 아동’이 늘고 있다. 현재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추산하는 나홀로 아동은 180만명. 이 중 20만명은 정부 지원 시설에서 보호받지만 나머지 160만명은 아무도 돌보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때문에 성폭력 가해자들로부터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내일신문은 최근 문제가 되는 나홀로 아동들의 실태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수진(가명 7)이는 지난달 집 앞에서 놀다 낯선 남자가 “집에 들어가 함께 놀자”고 해서 따라나섰다. 모르는 사람을 믿었던 게 실수였다. 수진이는 이날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그 시각 수진이네 부모는 출근해 일을 하고 있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는 맞벌이를 해도 먹고 살기가 빠듯했다. 수진이는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살았고 방과 후에는 부모의 보호 없이 혼자 지내야 했다. 아무도 수진이를 돌봐주지 않았다.

방과 후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나홀로 아동이 성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성범죄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가 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치되는 나홀로 아동은 160만명에 이르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생계형 방임 아동, 성범죄 표적 = 최근 성범죄의 표적이 되는 피해 아동들은 대부분 빈곤 가정의 나홀로 아동들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나홀로 아동’이란 맞벌이 등의 이유로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는 방임 아동들을 말한다.
지난 1일 발생한 대구 성폭행 사건의 피해 아동 A(12)양은 한부모 가정 아동이었다. A양은 아버지가 고혈압으로 몸져누운 이후 가정을 돌보지 않아 오빠와 함께 방치돼 있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질병 등으로 부모가 피해 아동들을 돌보지 못하는 사이 아동들은 성범죄의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윤혜미 충북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맞벌이 가정 중 중산층 아동은 학원에 가겠지만 저소득층의 경우 학원에 보낼 형편이 안 된다”면서 “최근 성범죄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부모가 가난하기 때문에 밥벌이를 하다 아동들을 돌볼 수 없는 소위 ‘생계형 방임’”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생계형 방임 아동들의 경우 주거 환경이 좋지 않고 지역사회가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아동들이 ‘혼자 있다’는 것이 더욱 잘 표시난다”고 덧붙였다.

◆적절한 양육 못 받으면 가해자될 가능성 높아 = 나홀로 아동들은 성범죄의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가 될 가능성도 높아 더욱 문제가 크다. 아동들이 부모의 보호 없이 혼자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케이블 TV나 인터넷 등을 통해 음란 동영상을 시청하고 별다른 죄의식 없이 성범죄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또 아동들이 적절한 보호와 지지,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방임되다 보면 성장한 후에도 인격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달 1일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피해 아동을 위협해 집에 끌고 가 성범죄를 저지른 김수철의 경우 어린 시절 고아원을 전전하면서 육체적 정신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동이 방임되는 경우 성범죄의 피해자와 가해자 둘 다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인격이 형성되는 12세 이전의 아동기에 적절한 양육이나 보호, 훈육을 못 받으면 정서적 문제가 나타나고 그럴 경우 성범죄 등 범죄로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홀로 아동, 보호 시설 필요 =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에 따르면 만18세 미만 아동 중 학교나 지역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나홀로 아동은 180만명에 이른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는 이 중 학령기 아동은 12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지역사회나 정부 지원을 받는 시설에서 공적으로 보호받는 아동들은 20만명에 불과하다. 지역아동센터 이용 9만3000여명, 초등돌봄교실 이용 7만7000여명, 방과후 아카데미 이용 7000여명 등이다.
나머지 160만명은 부모나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는 셈이다. 나홀로 아동의 수에 비해 정부나 지역사회가 지원하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경양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이사장은 “정부는 아동성폭력 범죄를 예방한다면서 CCTV 설치 확대, 수위실 복원 등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보다 근본적 대책은 나홀로 아동이 부모를 대신한 성인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