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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한 부모들, 급증하는 ‘아동학대’ 실태고발 2010-09-10

조회수:1202

2009년 부모 폭행에 자녀 8명 맞아 숨져
매년 아동학대 증가…친권제한 마련 돼야

가정에서 학대받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아동학대의 대부분은 친부모에 의해 저질러지며 방임, 신체·성 학대는 물론 일부 부모들의 분풀이성 폭력에 힘없는 자녀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모에 의한 폭행에 반항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경우까지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8명의 아이들이 부모의 폭행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웃의 아동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집안 문제로 치부하고 눈을 감아버리는 게 우리의 현실이지만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와버린 아동학대에 대해 취재했다.

최근 9년 사이 아동학대가 2.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아동학대 가해자 10명 중 8명 이상은 부모라는 사실이다.

지난 5월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2009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5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 상담신고건수는 9309건으로 2001년(4133건)보다 약 2.3배 증가했다.

피해아동 보호 건수 역시 5685건으로 2001년 2105건에 비해 2.7배 늘어났으며, 다만 1000명당 학대피해아동 보호율은 지난해 0.55명으로 미국(2007년, 10.6명), 일본(2005년, 1.6명) 보다 낮았다.

“엄마·아빠 무서워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아동학대행위자는 아동의 부모인 경우가 전체 보호 사례의 83.3%인 것으로 조사되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학대 유형별로는 두 가지 이상의 학대가 함께 발생하는 중복학대가 2238건(39.4%)으로 가장 많았고, 육아와 보호를 소홀히 하는 방임이 2025건(35.6%), 언어·정서적 위협 등 정서적 학대가 778건(13.7%)으로 집계됐다. 이어 신체학대 338건(5.9%), 성적학대 274건(4.8%), 유기 32건(0.6%)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아동학대 발생빈도는 거의 매일 발생한 경우(45.6%)가 가장 많았고, 피해아동은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7~12세가 전체의 48.1%를 차지했다.

다문화가족의 경우 아동학대보호사례는 전에 5686건 중 3%인 181건으로 나타났지만 피해아동 연령은 50.3%가 6세 미만으로 나타났으며, 학대행위자의 93.4%는 부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문화가족의 경우 대부분 농촌에 거주하고 있으며, 경제사정이 열악하고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부모의 불화가 늘어나면서 아이들에게 행해지는 학대도 함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7월14일 광주 남부경찰서는 술에 취해 2살 난 딸아이를 장롱 속에 가두고 떨어지도록 방치하는 등 딸의 신체를 학대한 A(44)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붙잡았다.

2년 전 필리핀 여성과 결혼해 그 사이에서 딸을 낳은 A씨는 술이 취한 상태에서 2살난 딸아이가 울자 집안 장롱 속 바구니에 딸을 넣고 문을 닫았다.

장롱 속에 갇힌 딸아이는 장롱 밖으로 나오려고 몸부림치다 170cm 높이의 장롱에서 떨어져 두개골이 골절됐다.
이 같은 사례는 의외로 많이 발생한다. 어린 유아의 경우 폭행보다는 방임이 많이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신체적 피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등학생 이상의 나이가 되면 부모들의 직접적인 폭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8월30일 10대 여중생 딸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한 아버지를 붙잡아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6년 전 중국인 부인과 이혼한 B(47)씨는 자신의 친딸 C(13)양과 함께 생활하면서 지난해 1월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사소한 이유로 폭언을 일삼고 가혹한 벌을 주며 정신·신체적으로 학대해왔다.

처음으로 학대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1월, C양이 고모 집에 갔다가 용돈을 받고도 자신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B씨는 죽도(竹刀)로 딸의 엉덩이와 온몸을 수차례 때렸다.

같은 해 6월에는 친구 생일파티에 갔다가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또 죽도를 집어 들었다. 유도학과 출신의 B씨에게 두들겨 맞은 C양은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상처를 입었지만 B씨는 개의치 않고 C양에게 “1시간 동안 러닝머신을 달리라”고 명령했다.

올해 1월에는 B씨 본인이 늦게 귀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부 전화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시간, 5월에는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3시간 동안 PT체조를 시켰다. 급기야 B씨는 성적도 오르지 않는데 학교에 나갈 필요가 있느냐면서 6월29일부터 등교를 금지시켰다.

혼자서 모진 학대를 감당해야 했던 C양은 학교에도 나가지 못한 상태에서 집에 남아 온몸으로 공포와 맞닥뜨려야 했다.

그즈음 C양이 학교에 나오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C양의 어머니와 담임교사는 C양의 집으로 찾아갔고, B씨는 “가정교육을 시켜야 하니, 내 딸 일에 상관하지 말라”고 뻔뻔히 응수했다.

B씨와는 이혼했지만 C양과는 교류가 있었던 C양의 어머니는 평소 C양에게 학대 사실을 들어왔지만 가볍게 생각했으나 딸이 학교에도 가지 못하자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경찰에 B씨를 고소했다.

B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도 “가정교육을 위한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으며, 경찰관계자는 “피해자가 정확히 기억하는 학대상황만 10여건에 이르고 그 외 기억하지 못하는 체벌은 수도 없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C양이 평소 말이 없고 소극적인 성격인 탓에 주변에 학대사실을 알리지 않아 오랫동안 학대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아동학대의 문제점은 또 있다. 주변의 신고로 부모가 경찰에 잡힌다 해도 피해를 입은 자녀는 임시 보호시설로 옮겨지지만 폭행한 부모의 경우 별다른 처벌 없이 훈방된다는 사실이다. 보호시설에서 보호되는 아이들조차 부모가 요구할 경우 사흘 뒤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외국의 경우처럼 친권 상실을 법원에 청구할 수도 있지만 수만건의 아동학대가 발생한 지난 10년 동안 친권 상실 판결이 내려진 것은 10번 남짓에 불과하다. 부모에 의한 자녀 학대를 단순한 집안문제로 여기는 정서가 여전히 강해 제대로 된 법적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죽도로 ‘죽도록 때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은 지난 7월24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이 검사에게 친권행사의 제한, 또는 친권상실의 선고를 법원에 청구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자녀 학대를 일삼거나 중범죄를 저지른 부모의 친권 박탈, 또는 제한을 검사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전문가들은 “부모라 하더라도 학대가 심각한 경우 아이를 강제 격리 보호할 수 있는 친권제한과 같은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지의 목소리를 높였다.